GRAPHICS ⓒ강민구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유랩(U.lab)은 2007년 공간 실험을 목표로 창립되 었다. 유랩은 공간,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창립 이후 F&B 공간과 기업의 브랜드 공간 등 리테일 공간을 집중적으로 진행해오 고 있다. 김종유 유랩 소장은 리서치 기반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중시하며, 공간의 소재에 집중해 전체적인 기분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RAPHICS ⓒ강민구

Q. 유랩과 김종유 소장의 소개를 부탁한다.

'공간 실험실'을 목표로 둔 디자인 스튜디오 유랩의 김종유 소장이다. 2007년 창립 이후 현재까 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유랩은 리테일 공간 기획을 주 업무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공간감이라는 큰 맥락으로 공간을 만드는데, 우리는 공간의 '소재'에 집중 하는 편이다. 버려지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실험적인 소재들을 찾아내 공간에 적용하고, 이를 통 해 공간의 기분을 변화시키는 것이 유랩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2019년에는 건축사사무소 오온 을 개소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오온은 경리단의 '술마시는 만화방:그래픽'을 시작으로, 현재 오월의 종 사옥과 제주 위스키 증류소, 제주 주택 겸 갤러리를 설계하고 있다.

GRAPHICS ⓒ강민구

Q.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건국대학교에 지원할 당시 의상디자인학과에 지원하려 했지만, 워낙 많은 지원자 가 몰리는 바람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실내디자인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입학 후 심하게 적응을 하지 못해 학교 생활을 거의 안했다. 방황을 하던 중 밴드 음악에 심취해 인디 밴드 활동을 했고 이것을 업으로 삼고자 음악을 열심히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음악으로 경제적 활동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때 김문덕 교수님 이 다시 나의 손을 잡아주셨다. 이후 교수님의 추천으로 마영범 소장님의 사무실 에 입사, 훗날에는 배대용 소장님의 사무실에 입사해 두 분의 스승을 모시게 됐다.

배대용, 마영범 두 소장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실험적이고 새로운 소재, 공간을 이루는 다양한 깊이감에 대해서 많이 배우게 됐다. 공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맞 아 떨어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가는 배대용 소장님의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큰 맥락을 보는 법, 자연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소장님에게 시원하게 보는 공간감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 마영범 소장님과는 한지를 커피나 담뱃물에 염색 하기도 하고, 염색한 소재를 직접 재단 해 붙여보기도 했다. 이렇게 새로운 소재와 공예에서 나오는 다양한 장치들을 공 간으로 확장해 사용하는 방법 등 소재를 만들고 활용하는 법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두 분의 가르침을 통해 오늘의 유랩을 만들게 되었다.

GRAPHICS ⓒ강민구
bamford ⓒ최용준
bamford ⓒ최용준
bamford ⓒ최용준

Q.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한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소재 선정부터 전체 맥락까지 신경쓰기 때문에 애정이 안가는 프로젝트는 없다. 그래도 한 가지 꼽자면 아무래도 첫 번째 작업인 청담동 미 엘(MIEL)이라는 카페가 기억에 남는다. 사무실 개소 후 일이 없을 때 서빙도 하고, 메 뉴도 구상하며 내 가게처럼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다. 또한 내가 작업한 신라호텔 한 식당이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던 이른 아침의 통화, 공사 현장에서 함께 고생했던 팀장님께서 부사장님이 되셨다는 소식과 함께 새로운 명함을 건네 받 았던 일 역시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일 것이다. 아울러 엔씨소프트 신사옥의 기획 등 최근 프로젝트들이 '유랩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BIG PILOT BAR BY IWC ⓒ최용준
BIG PILOT BAR BY IWC ⓒ최용준

Q.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는가?

유랩이 만드는 공간은 인문학을 베이스로 한다. 최근 제주에 주택 겸 미술관 프로젝 트를 진행할 때, 클라이언트와 <반야심경>을 함께 읽었다. <반야심경>을 대부분 어 렵게 느끼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어떤 감각도, 의식도 없는 상태가 된 순간이 깨달 음을 얻게 된 순간인데, 예를 들면 어릴 적 비오는 날 뛰어다녔던 기억 같은 것이다.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의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다는 것이 다. 때문에 제주 프로젝트를 설계할 때에도 창을 내지 않고 벽을 높게 세워 공간 안 에서 달빛을 보며 샤워하거나, 바닥에 누워 별을 보거나, 강아지와 걷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행 동들이 곧 피안의 길이다. <반야심경>은 이런 피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처럼 유랩 은 인문학 베이스의 책이나 글귀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여 행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고 있다. 나에게 여행은 영양분 같은 존재다.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처럼 여행을 하며 영양분을 흡수하고, 그곳에서 주워온 돌멩이, 작은 소품 하 나가 몇 장의 사진보다 많은 영감을 주는 것 같다.

BIG PILOT BAR BY IWC ⓒ최용준
GRANHAND Namsan ⓒ강민구

Q.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나.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콘셉트'다. 콘셉트가 되는 단어를 생각해 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나의 키워드를 뽑기 위해 인 문학적인 스터디를 굉장히 많이 진행하고 있다. 이 를 통해 도출해낸 키워드들을 나열하고 그중 하나 를 골라서 전체 설계를 이끌어간다. 포컬 포인트, 메인 벽 등 중심 요소에 콘셉트를 이식해서 전체적 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소재 등을 활용 해 이야기를 붙이며 마지막을 다듬어 준다.

남들과 다른 작업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디자인적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이 결국 인문학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팀원들과 많은 공부와 세미나를 진행하고, 외부 자문위원들께 자 문을 통해 그 분야에 깊게 들어가보려고 많은 노 력을 한다.

GRANHAND Namsan ⓒ강민구

Q. 후배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 있다면?

우리는 관찰하는 직업인 것 같다. 공간에 대한 정 의를 내리고, 이 공간에 대한 어떤 논리를 만들어 '이런 콘셉트를 적용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 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시각적으로 열려 있어 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지금과는 다른 시 대에 살아보는 것과 같은 직접적인 경험의 필요성 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인문학적 공 부를 위해 책을 읽는데,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낫 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여행 가는 것을 추천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외를 찾았는데, 여행을 통해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내 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려면 다른 환경에 자기 를 놓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여행이 가장 좋 은 방법이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나를 놓았을 때 내가 이런 음식을 싫어하고, 이런 환경을 어려 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의외로 내가 좋아하 는 것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직접적인 경험을 하 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 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책 등 다양한 분야 를 경험해보는 것을 선배로서 추천하고 싶다.

GRANHAND Namsan ⓒ강민구
KRAFTON Centerfield Office ⓒ최용준

Q. 유랩과 김종유 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몇 해 전 유랩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 느새 후계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고, 나는 콘셉트와 방 향성만 제안하고 점점 그들에게 맡기고 있다. 이제는 오 온(OONN)이라는 건축 설계 사무소에 집중하고 있으 며, 상업 공간과 순수 공간을 분리하고 있다. 우리는 보 통 클라이언트 인터뷰를 3~4시간씩 진행한다. 인터뷰 를 통해 키워드를 얻고, 인문학을 베이스로 공간화시키 는 작업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리 고 소재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 와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실험적인 소재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건축 공간 작업을 진행 하며 그 과정을 하나씩 책으로 만들고 있다. 나보다 오 랫동안 살아 남을 건축과 공간들을 꿈꾸기 위해 운동 하듯 꾸준히 책을 읽고 있으며, 더 많은 곳을 여행하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KRAFTON Centerfield Office ⓒ최용준
NAVER 1784 F&B SPACE ⓒ강민구

 

NAVER 1784 F&B SPACE ⓒ강민구

 

NAVER 1784 F&B SPACE ⓒ강민구

U.LAB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6길 21-17

WEB: designstudioulab.com

EMAIL: designstudioulab@gmail.com

TEL: 02-456-8670

 

김종유 / JONG U KIM

 

약력

2007~㈜U.LAB 대표

2005~2007 B&A INC

2001~2002 SO GALLERY

협성대학교 실내건축학과 겸임교수

숙명여자대학교 환경디자인학과 겸임교수

한양대학교 실내건축학과 겸임교수

 

학력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실내건축전공 석사

건국대학교 예술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학사

 

수상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REDDOT AWARD RETAIL 분야 대상

한국인삼공사 동인비 SPA IF AWARD RETAIL 분야 WINNER

GRAPHIC IF AWARD RETAIL GOLD WINNER

N PIXEL OFFICE IF AWARD RETAIL WINNER

NAVER 1784 IF AWARD RETAIL WINNER

 

대표 프로젝트

BAMFORD / BIG PILOT BAR BY IWC / GRANHAND NAMSAN / GRAPHICS / KRAFTON CENTERFIELD OFFICE / NAVER 1784 F&B SPACE / POPMART HONGDAE FLAGSHIP STORE / HYUNDAI MOTORS SHOWROOM / SERIES CORNER / CJ OLIVE MARKET / KYOBO BOOK CENTRE / THE SHILLA JEJU / GERMAN GALLERY / GALLERIA TIMEWORLD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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